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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희 칼럼] '청소년들의 참정권?' … 우리 청소년들의 모습을 실제로 보고 결정해야될 문제!
'기본권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응당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강덕훈 기자 기사입력  2017/02/17 [15:50]
▲  법률사무소 산음 대표 변호사 김준희
[칼럼=변호사 김준희]참정권이란 국민의 기본권이다. 기본권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응당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우리 한국은 세계적으로 그 유래를 찾기 어려울 만큼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을 경험했다. 농경 시대를 살아온 노년 세대부터, 산업화 시대를 거친 중년 세대와, 정보화 혁명을 경험한 청장년 세대까지 다양하다. 지금은 제 4차 산업 혁명이 이슈가 되고 있다. 이 같은 시대 변화가 의미하는 바는 일일이 다 글로 적을 수 없다.

다만 선거 연령을 18세로 하향시키는 것과 관련하여 시대적 변화에 주목해야 하는 점이 있다. 그것은 더 이상 예전 농경 시대와 같이 오랜 경험과 시간이 반드시 더 나은 판단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농업 사회에서 노인의 존재는 살아 있는 백과사전과 같았다. 일평생 쌓아온 지혜와 지식은 위기 시에 빛을 발했다. 하지만 지금 시대는 분명 다르다. 실리콘 밸리에서 혁신을 이끌어내고, 새로운 창조를 만들어내는 기업가들의 상당수는 불과 이십대 초반이다. 단순히 경영상의 문제만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소위 선진국이라 불리는 국가일수록 삼십대나 사십대 지도자들이 등장하는 사례가 점증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십대 때부터 정치에 활발히 참여하여 풀뿌리 민주주의를 직접 체험하며 경험한 이들이다.

많은 이들이 이들의 선거권 행사가 편향적이고 감성적일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자료를 보았을 때 10대들의 정당 지지율이나 자신의 정치 성향 인식은 20대와 크게 차이가 있지 않다. 한편으로 이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 및 학습은 20대에 비해 더 높은 수준에 올라있기도 하다.

여러 성향의 정치 사이트에서 활발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며, 자신이 태어나지도 않았던 시점의 자료까지 준비해가며 토론을 벌이는 것이 요즘 10대들의 수준이다. 요즘의 청소년들이 준비하는 입시 공부는 단순히 주입식 암기만을 요구하지 않으며 복합적인 사고력이 뒷받침되는 자신의 주장 전개를 요구하고 있다. 많은 대학교의 입학 전형에서는 사회에서 다양하게 일어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 학생들이 논리적인 주관을 가지고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가를 측정한다.

즉 요즘의 십 대들이 가진 정치 참여에 대한 인식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수준을 훨씬 상회하며, 소위 ‘일베’와 같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극우 성향의 사이트부터 자발적으로 진보 정당의 당원으로 당비를 내는 학생이 있는 등 그 스펙트럼 역시 훨씬 역동적이고 다양한 상황이다. 그런 그들에게 참정권의 근간으로서 투표권을 제한한다는 것은 어떠한 논거를 들이대야 의미가 있는 주장이 되는 것일까?

한때 민주주의의 과도기 시절 서구의 일부 국가는 일정 수준의 자산을 가진 이에게만 투표를 허용했다. 그들이 덜 잘 교육 받은 이들이니 더 잘 투표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또한 한때는 여자들의 투표권을 제한하는 근거로 여자들은 남성 후보의 외모를 볼 것이라는 막연한 걱정을 하기도 했다. 말 그대로 기우였을 뿐이다. 지적인 능력이란 반드시 연령에 비례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지적 능력의 수준 차는 투표권 행사의 제한 논거가 될 수도 없다. 국민의 기본권으로서 현 정치에 대한 감정의 발현과 이에 따른 카타르시스는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바람직한 감정이다.

변화하는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억압된 교육 과정에서, 아무런 힘도 가지지 못한 청소년들이 누구나 인정하는 이 잘못된 교육 관행을 바꾸기 위해서 가질 수 있는 힘이 무엇일 있을까? 10대 투표권의 문제는 한편으로 오래 전부터 뿌리 깊게 문제시되어온 교육 제도의 자생적 개선과도 밀접한 문제이기도 하다.

현재 OECD에 속한 대부분의 나라는 투표 연령을 18세로 낮추어 청소년 참정권을 보장하고 있다. 보장하지 않는 나라는 한국과 폴란드뿐이다.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 세계적인 제도에도 역행하고 젊고 똑똑한 이들을 ‘미성숙하다’라는 틀 안에 가두어 두려고 하는가? OECD 제일의 교육열을 다투지만 학교 교수에게 학점이 낮다고 항의하는 부모나 자신의 아들이 인사 고과가 낮다고 직장 인사팀에 전화하는 헬리콥터 맘의 이야기는 먼 곳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똑똑한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그저 아직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잡아두려는 데서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너무 특정 정당의 유불리로만 접근하고 있다. 나라를 위해서 무엇이 좋을 것인지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막연한 걱정보다는 우리 청소년들의 모습을 실제로 보고 결정해야될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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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2/17 [15:50]  최종편집: ⓒ 제이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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