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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희 칼럼] 알고 넘어가야 할 상가임대차보호법
"임차인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차차나아가고 있는 우리 법"

[칼럼=변호사 김준희]최근 언론에 건물주인 스타들과 세입자들 간의 분쟁이 종종 등장하고 있다. 실무 상으로도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법적 분쟁은 흔히 일어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도는 높지 않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 씩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데도 말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체결하는 임대차 계약서는 보통 한 장 정도로 구성되어 있어, 법에 문외한인 사람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의외로 임대차 계약 분쟁 사례는 수학 공식마냥 간명하고 분명하게 판단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해당 법리를 사전에 숙지하고 있다면 굳이 소송 비용을 들여 해결하려 들거나, 또는 임대인과 임차인 간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할 필요가 없으므로 이를 사전에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가 임대차 관계 해결의 근간을 이루는 법은 바로 상가임대차보호법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임대인에 비해 사회적으로 열위에 처해 있는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하여 제정되었다. 그러나 이 역시도 무조건적으로 임차인을 보호하는 것은 아니며, 임대인의 재산권과 임차인의 권리를 조화시키는 것이 근본적인 입법 목적인 것이다. 이 양 자 간 권리 균형을 위한 입법자의 결단으로서 상가임대차보호법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분쟁 해결의 핵심이다. 특히 2013년 및 2015년 두 차례 개정된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무에서 가장 크게 문제되는 사례는 두 가지 정도로 판단된다. 첫 번째는, 5년의 계약 갱신 청구권의 문제이다. 법률 상담을 받으러 오는 많은 분들은 어디선가 어렴풋이 임차인에게 5년간의 계약 갱신 청구권이 있다고는 들었으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 법리가 적용되는지 혼동하시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는 권리금의 문제다. 개정법은 임차인 권리금 수수를 보호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호하는지 잘못 알고 있는 사례가 왕왕 보인다.
5년 계약 갱신 청구권
먼저 상가 임대차 보호법 제 10조를 보자. 제 ①항에 따라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해당 권리는 본 조 제 2항에 따라 최초 임대차 기간으로부터 5년의 기간 동안 보장 되어 있다. 또한 상가임대차 보호법 제 15조를 보면 이 법의 규정에 위반된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기재되어 있으므로, 즉 임대인과 임차인이 쓴 계약서에 1, 2년의 단기 기간이 기재되어 있다고 해도 임차인은 5년까지 계약을 갱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계약 갱신 시 임대인이 임대료나 보증금의 인상을 요구할 수 있으나 상가임대차보호법 제 11조에 따라, 그 범위는 9%를 넘지 못하며 1차례 인상 후에는 최소한 1년이 경과해야 다시 인상을 요구할 수 있다.
문제는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지역별로 대통령령으로 정한 환산보증금을 초과하는 임대차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중요한 변화가 생겼다. 상가임대차보호법 제 2조 제 3항이 2013년 신설됨에 따라 환산보증금을 넘는 임대차 목적물에 있어서도 5년의 범위 내에서 임차인이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종전보다 임차인을 한층 더 보호하는 입법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환산보증금을 넘는 임대차 목적물 역시 환산보증금 이내의 임대차 목적물과 동일한 보호를 받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제 2조 제 3항에 따라 제 11조는 환산보증금 범위 밖의 임대차 계약에 적용되지 않는다. 즉 환산보증금을 넘는 임대차의 경우 역시도 임차인은 계약 갱신을 5년의 범위 내에서 요구할 수 있으나, 임대인은 환산보증금 내에서 체결된 임대차 계약과 달리 연 9%의 인상 제한을 받지 아니하므로, 계약서 내에 기재된 계약 기간이 종료될 경우 큰 폭의 임대료 인상을 요구함으로서 임차인이 사실 상 계약 갱신을 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을 유도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임대차 계약서 내에, 1, 2년 정도의 단기 기간으로 계약을 했으나, 임대 기간을 연장하고 싶은 세입자는, 먼저 자신의 임대료와 보증금이 거주하는 지역(지역마다 다르며 서울이나 수도권, 광역시의 경우 타 지역보다 액수가 더 크다)의 환산 보증금 이내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하며, 이내일 경우 9%의 증액 범위 내에서 당당히 계약 갱신을 할 수 있음을 임대인에게 주지시켜야 한다. 반면 환산 보증금 밖일 경우 임대인이 큰 폭으로 임대료 인상을 요구할 시 부득이 임대차 기간 갱신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계약 체결 시 사전에 이에 대해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 환산보증금 밖에 있는 임대차 계약 증액 역시 상가임대차보호법 제 10조의 2에 따라 주변 건물의 임료나 시세에 비해 부당하게 큰 폭으로 인상하는 것은 제한된다.
권리금
상가임대차보호법에서 임차인들이 가장 오해하는 부분 중 하나가 권리금이다. 권리금이란 점포를 임대해 영업하는 임차인들 입장에서 매우 큰 액수의 금액임에도 불구하고, 정확하게 무엇이 권리금인지, 또한 권리금을 받을 수 있는 주체는 무엇인지 혼동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작년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에 따라 임차인의 권리금 보호 조항이 신설되었는데, 이를 어설프게 잘못 알고 막연히 임대인이 임차인이 처음 입주할 당시 종전 임차인에게 지급했던 권리금을 보장해주어야 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왕왕 있다.
먼저 권리금에 대해 설명해보자. 권리금이란 종전의 임차인이 일군 유무형의 재산을 신규 임차인이 종전 임차인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그것은 영업시설·비품 등 유형물이 될 수도 있고,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와 같은 영업권일 수도 있다. 예컨대 종전 임차인이 허름했던 건물을 새 단장하여 고객들이 방문하기 편한 곳으로 만들었다면, 신규 임차인이 그 건물을 임차하며 종전 임차인이 지급한 비용 상의 편익을 향유할 수 있기에 이를 지급하는 것이며, 유명한 맛집이 있다고 할 시, 그 맛집의 단골 고객 등을 신규 임차인이 사실 상 활용할 수 있기에 이에 대한 비용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권리금은 임대인에게 요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임차인이 종전 임차인에게 지급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신규 임차인에게만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임대인이 이와 같은 맹점을 파악하여 임차인에게 사실 상 손해를 가하는 사례가 많았다. 흔히 ‘왕의 귀환’이라 불리는 사례이다. 임차인이 상가를 임차하여 피땀 흘려 일군 유명한 집이 있는데, 건물주의 자녀가 대학을 졸업하거나 또는 외국에서 연수를 다녀왔을 경우, 임대인이 임차인과 계약을 연장해주지 않고, 동일한 장소에 자신의 자녀가 똑같은 업종으로 영업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경우 임차인은 자신의 힘과 노력으로 일군 일종의 영업권을 그대로 임대인에게 넘겨주는 꼴이 된다.
개정된 상가임대차보호법의 권리금 조항은 이 같은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고 임차인을 보호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상가임대차보호법 제 10조의 4를 보자. 임대인은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3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권리금 계약에 따라 임차인이, 자신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를 보장하기 위해 신규 임차인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부당한 계약 조건을 제시하여 사실 상 종전 임차인이 신규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여 권리금을 받지 못하고 나가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
즉 기존 임차인이 신규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수수하는 것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임차인이 새로이 주선인 신규임차인과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것을 어느 정도 강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는 종전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내고 본 임대차 건축물에 임차를 하려는 신규 임차인이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하므로, 만약 종전 임차인이 일군 영업권이 대수롭지 않아 해당 건물에 임차하려는 신규 임차인을 주선할 수 없을 경우, 종전 임차인은 권리금을 회수하기 어렵다. 또한 임대인의 권리금 수수 방해로 인한 종전 임차인의 손해는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며, 권리금이 얼마인지 정확한 감정도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소결
이와 같이 현행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종전에 비해 폭넓게 임차인을 보호하려고 하지만, 완전히 보호받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또, 법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은 잘 모르고 서슬 퍼런 임대인의 요구에 굴복하는 사례도 많다. 이는 임대업을 오래토록 영위하여 상대적으로 법이 대한 이해도가 높은 임대업자들이 임차인들의 무지를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또한 임차인들 역시도 막연히 법에 의한 해결을 두려워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금전적 여유가 있는 임대인이 법적 다툼에 있어서도 비싼 변호사를 선임하여 승소할 것이라고 막연히 법원을 불신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그러나 꼭 그런 것 많은 아니고, 우리 법이 임차인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차차 나아가고 있고, 실무에서도 임차인이 승소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