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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개발 공기업들을 이대로 둘 것인가?
>자원개발 공기업들을 이대로 둘 것인가?

[논평= 이철우 교수]충북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이철우 교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자원개발분야 PD) 미국 100달러 지폐에 나오는 벤자민 플랭클린은 일곱 살 때 호루라기가 너무 갖고 싶어서 가진 돈을 몽땅 털어 장난감 가게에서 호루라기를 샀다. 그는 기쁨에 들떠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호루라기를 불어댔다. 그러자 그의 형들이 호루라기를 얼마에 샀는지 물어보고 너무 비싸게 주고 샀다며 바보라고 놀려댔다.
그는 어린 시절의 이 뼈아픈 경험을 말년까지 기억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호루라기에서 얻은 기쁨보다 분한 생각이 더했다. ...불행의 대부분은 사물의 가치평가를 잘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까지의 우리의 해외자원개발사업이 바로 이 꼴이다. 우리는 자원빈국으로 안보를 앞세운 자원공급의 안정성과 물량 확보 논리를 절대시하여 각 자원사업의 경제성을 제대로 평가해보지 않았고 그로 인하여 체계적인 가치평가 능력도 축적하지 못했다. 한 때는 자원개발공기업 내부에서조차 M&A만 잘하면 사업은 “그만”이라는 분위기가 있었다 한다. 지난 해 석유공사의 첨단 시추선 건조계획이 보도된 바 있다. 현재 시추선인 두성호의 사용가능 기간은 논외로 하자. 다만 시추선 건조 예산을 요구하기 이전에 선박운용 수익성을 확보하였는지 묻고 싶다.
새 시추선 건조 이후 우리의 자체 시추작업 이외에 외국의 탐사회사나 시추회사와의 용선계약은 얼마나 확보했는지 알고 싶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하는 사업이다. 우선은 빌리거나 중고선 한 두 척 개보수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에너지 자원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지리적 위치가 불리한 상황이고, 시장상황의 불확실성으로 해외 시추회사들이 노후 시추선의 개보수조차 활발하게 추진하지 않고 있다. 이 마당에 목표시장 개척을 통한 진입장벽 돌파방안 없이 과거의 실적과 희망(wishful thinking)에 기초하여 결과적으로 조 단위의 예산이 소요되는 시추선 건조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아닌 지 걱정이다. 다시 한 번 사업의 수익성을 꼼꼼히 따져보고 추진하도록 요청한다.
자원개발산업은 단순히 재료를 공급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자원산업은 지하의 미활용 천연자원을 각 산업분야에 에너지 및 소재로 공급함으로써 경제에 생명의 숨을 불어 넣는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에서 인간을 일으켜 세우는 그 활력이 바로 국가경제에서 자원산업의 역할이다. 영국이 석탄산업으로 미국은 석유산업을 바탕으로 세계 경제를 제패한 사실이 이를 웅변한다. 속된말로 잘나가는 선진국 치고 자원산업의 경쟁력을 갖추지 않은 나라가 없다. 그만큼 중요한 자원을 확보하려는 치열한 경쟁이 세계 대전으로 비화되어 많은 희생을 치르기도 하였다.
자원개발산업은 미지의 땅속에 들어있을 새로운 재화를 탐사하고 채굴하려는 인간의 도전정신에서 태어난다. 인간의 꿈과 욕망 속에 이미 자원이 존재하는 것이다. 자원기업은 부존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도 기술과 지식, 경험을 융합시키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창의적인 사업모델과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수익을 창출해 낸다. 이런 지식기반의 문제해결형 자원개발산업이야말로 창조경제가 추구하는 블루오션일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주위에는 아직도 자원산업을 19세기식 산업으로, 대형기계를 이용하는 대량생산 제조업의 하나로 간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낡은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자주개발율이나 자원공기업 대형화 논리에 함몰된 지난 정부의 실패를 정당화 시켜주게 된다. 정책 실패의 근본 원인을 무시하고 조급한 사업추진의 부작용이나 자원가격 급등락의 여파로 치부하고 넘어가려 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경제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를 배신하는 것이며 자원개발산업 분야에서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패착이다.
과연 자원개발산업을 이대로 두어도 좋은가? 자원개발을 집행한 공기업과 기획한 담당자들을 그대로 두어야 할까? 그렇지 않다. 이 분야 종사자로서가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다음과 같이 묻고 싶기 때문이다. 현재 이 상태로 우리가 북한지역의 막대한 지하자원을 통일시대 국가경제 발전에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 지금 우리 정부가 자원과 관련하여 올바른 비전과 역량으로 통일대박 실현을 준비하고 있는가? 거창하게 얘기하면 자원개발 공기업은 통일의 역사적 사명을 감당할 수 있는 선봉대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오늘도 자원관련 공기업들은 대규모 적자로 허덕이고 있다. 그 잘못이 경영진들만의 책임은 아니다. 오히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상급기관의 지시와 외부 세력의 부당한 영향력에 더 큰 지휘책임이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관련 정부 부서의 장관은 산하기관들이 적자구조에서 벗어나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하고 실질적인 경영권을 보장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각 공사들도 부처의 지시에 순응하는 타성에서 벗어나라. 아울러 수년간 지속된 적자상태에 짓눌려 새로운 사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지 않던 관행과 기업문화로부터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사소한 개선을 위한 태스크 포스 팀(TFT)을 꾸릴 것이 아니라 체제변혁(regime change)적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이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 자원산업은 “필수의 목숨길이다. 능력부족으로 갈 수 없는 길이 아니라, 가야 할 길인데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어 자신이 없는, ”길을 잃은 산업"이다. 그저 그 동안 잘 못해왔던 분야일 뿐이다. 우리가 세계 최초로 해야 하는 사업도 아니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도 성공한 도로주행을 우리만 계속 실패할 일이 아니다. 우리 국민의 저력에 비추어 자원산업이야말로 "제대로“ 성공시켜 통일시대를 만든 우리가 후손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영역이다. 확실히 성공할 길이 있으니 그 길로 줄기차게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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